예비창업패키지(2026)에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후회는 없습니다

“예비창업패키지 선정되지 않았습니다.”

메일을 열어보기 전부터 결과를 짐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막상 그 한 줄을 직접 마주하니, 한참 동안 모니터 앞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몇 주를 꼬박 매달린 사업계획서였습니다. 생일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을 직접 찾아가 들었던 진짜 고민들, 그 이야기를 어떻게든 하나의 그림으로 엮어보려 고민한 시간들. 그 끝에 돌아온 답은 ‘탈락’이었습니다.

속상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신기하게도 후회는 남지 않았습니다. 떨어지기 전보다 오히려 더 단단한 무언가를 손에 쥐고 있었거든요.

시작은 거창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사장님의 한숨이었습니다

K-pop 생일 카페를 4년째 운영해 온 한 대표님과 긴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팬들이 자신의 최애 아이돌이나 좋아하는 캐릭터의 생일을 축하하려고 카페 한 공간을 통째로 빌리는 문화가 있더군요. 현수막을 걸고, 컵홀더를 만들고, 포토존을 꾸미고… 단 한 번의 이벤트를 위해 챙겨야 할 일이 끝이 없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들어오는 문의가 많아지고 있는데, 정작 카페 운영만으로도 벅찬 사장님이 그 모든 요청에 일일이 성실하게 응대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대표님이 이런 말을 흘리듯 하셨어요.

“해외 팬들이 인스타 DM으로 계속 문의를 주는데,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결국 들어온 예약을 놓치게 돼요.”

손님이 제 발로 찾아오는데, 응대할 방법을 몰라 돈을 흘려보내는 상황. 그 한숨 한 번이 제 머릿속에 오래 남았습니다.

“이건 이 카페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을까?”

마침 저에게는 조금 다른 경험이 있었습니다. 지난 3년간 스타트업에서 개발을 총괄하며 기획부터 개발, 인프라 구축,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까지 전 과정을 거쳐왔거든요. 과장을 조금 보태면, 혼자서도 작은 IT 회사 하나는 굴릴 수 있을 만큼의 경험과 역량이 쌓여 있었습니다.

그 경험으로 사장님의 한숨을 다시 들여다보니, 문제의 윤곽이 또렷해졌습니다.

  • 해외 K-pop 팬은 한국에서 생일 카페를 열고 싶어도 정보가 없고, 언어가 막히고, 그 공간이 실제로 어떻게 꾸며질지 그려지지 않아 결제 직전에 멈춰 섭니다.
  • 국내 개인 카페 사장님은 다국어 상담, 데코 조율, 업체 섭외를 혼자 감당할 수 없어 눈앞의 매출 기회를 놓칩니다.

“고객은 분명히 찾아오는데, 어떻게 응대할지 몰라 돈이 새는” 시장. 저는 그 틈을 메우는 플랫폼을 떠올렸고, 이름을 팬스팟(fanspot)이라 붙였습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누구나 떠올릴 법한 아이디어일지 모릅니다.
진짜 중요한 건 그다음이었습니다.

이번엔 아이디어를 노트에만 적어두지 않았습니다

예전의 저였다면 “언젠가 시간 나면 한번 만들어봐야지” 하고 메모장에만 적어둔 채 흐지부지 흘려보냈을 겁니다.
항상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지만 실행하는 빈도는 적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습니다.
AI 발전으로 아이디어 구체화, 리서치, 사업계획 작업들을 매우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여러 정부지원 사업에 선정됐던 경험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AI를 본격적으로 끌어들여 사업계획서를 써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시각화하고, 검증하는 도구로요. AI를 단순히 ‘글 대신 써주는 비서’가 아니라 ‘내 생각을 함께 고민하고 함께 작업하는 전문가 동료’와 함께 일했습니다.

이전에는 사업계획서의 일부만 작성해 봤다면, 이번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완성해 보는 도전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실제로 손에 쥔 결과물은 이런 것들입니다.

1. 추측이 아니라 현장에서 검증한 문제 책상 위 가설이 아니라, 실제 카페 대표님을 직접 인터뷰해 페인포인트를 끌어냈습니다. “이런 플랫폼이 있다면 반드시 쓰겠다”는 도입 의사와 함께, 1호 제휴점 약속까지 받아냈습니다.

2. 욕심을 덜어낸 MVP 설계 기능을 다 담으려 욕심내지 않고, 핵심 세 가지로 좁혔습니다.

  • 24시간 다국어 AI 기본 상담 챗봇
  • 굿즈·데코 업체를 한 번에 연결하는 O2O 매칭
  • 실제 카페 사진 위에 데코를 미리 입혀보는 AI 인테리어 시뮬레이션

“팬이 결제 직전에 망설이는 이유”만 정확히 겨냥한 기능들이었습니다.

3. 상상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결과물 머릿속 그림을 카페 브랜드 홍보 홈페이지와 AI 가상 데코 시안으로 만들어, 심사위원이 ‘설명’이 아니라 ‘결과물’을 직접 보게 했습니다.

4. 단계별 로드맵과 자금 집행 계획 1·2단계 사업비를 비목별 산출 근거까지 쪼개고, 5년 뒤 글로벌 관광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그림까지 한 장에 담았습니다.

이걸 거대한 팀이 몇 달을 붙어 만든 게 아닙니다. 현장을 아는 한 사람이 AI라는 지렛대를 제대로 당겨, 짧은 시간에 만들어낸 결과였습니다.

예비창업패키지(2026)에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왜 후회가 없냐고요?

탈락 통보를 받고 며칠을 곱씹다 깨달은 게 있습니다. 이 과정을 지나는 동안 저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에서 ‘아이디어를 실물로 바꿔내는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다는 것이었어요.

  • 막연한 시장이 아니라, 사장님의 입에서 직접 나온 검증된 문제에서 출발했고
  • 혼자 끙끙 앓는 대신 AI를 도구 삼아 기획부터 시각화까지의 속도를 압도적으로 줄였고
  • 말로만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눈에 보이는 결과물과 1호 제휴점이라는 증거를 손에 쥐었습니다.

심사에선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합니다. 저는 더 이상 빈손이 아닙니다. 검증된 문제, 작동하는 설계, 만들어진 시안, 그리고 무엇보다 “일단 만들어낸다”는 실행의 근육이 남았으니까요.

탈락은 사업계획서에 대한 평가였지, 저라는 사람에 대한 평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을 보시고, 혹시 이런 분이 계시다면 편하게 연락 주셨으면 합니다.

  • 아이디어는 있는데, 그걸 빠르게 ‘실물’로 만들어 줄 사람이 필요하신 분
  • 현장을 이해하는 동시에 AI를 도구로 다룰 줄 아는 실행가를 찾으시는 분
  • 작은 서비스든 B2B·B2C든 O2O든, 같이 부딪혀볼 동료가 필요하신 분

저는 화려한 스펙으로 설득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듣고, 빠르게 만들고, 결과로 보여드리는 사람입니다.

함께 만들어볼 무언가가 있으시다면, 언제든 편하게 문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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